"두 늙은이가 집 한채씩 나눠갖고 이혼하면 되겠더라"…분노의 청원

입력 2021-12-01 16:52   수정 2021-12-01 17:02


자신을 63세 할머니로 소개한 2주택자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국가가 가정파탄을 야기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청원인은 지난달 29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가 국민 2%에 속하는 부자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그는 "저는 만 65세인 남편이 있고 지금은 성인이 된 두 아이들의 엄마이며 두 손주가 있는 만 63세의 할머니 국민"이라며 "노후때를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악착 같이 모으고 또 모아서 경기도 용인시 쪽에 겨우 집 두채를 장만해 놓고 나니까 어느덧 내 나이가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청원인은 "3,4년전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주택연금을 신청해서 월 81만원을 받고 있고 나머지 한채에서 받는 월세 90만원을 보태고 또 우리 두 부부가 받는 국민연금 합계금 약 100만원을 포함해서 약 270만원으로 한달을 꾸려 간다"며 "넉넉하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그럭저럭 두 늙은이의 병원비 및 손주 간식정도 사주는 것을 낙으로 삼으면서 어쨌든 자식한테 짐 되지 않도록 최대한 생활비 한도 내에서 나름 소박하게 꾸려가면서 잘 살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갑자기 작년에는 월세가 수입이라면서 소득세를 내라고 하더니 며칠전에는 국민의 2%에만 해당 된다는 종부세를 110만원이나 내라고 고지서가 날라 왔다"며 '집 2채라고 해 봐야 모두 합해서 공시지가 8억2000만원이던가, 그것도 올해 갑자기 집값이 올라서 공시지가가 양쪽집 합해서 3억원 이상이 오른거지 작년까지만 해도 두채 합해서 5억 정도 되던 집이었다"고 했다.

그는 "두채 모두 합해서 9억원도 안되는 집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소득도 없는 늙은이가 무슨 돈이 있길래 재산세 내라 소득세 내라, 이젠 하다하다 말로만 듣던 부자세인 종부세까지 내라고 한단 말이냐"고 따져물었다. 청원인은 "듣자하니 전세 20억원, 30억원 사는 사람들도 수두룩 하다더라"며 "그 사람들은 세입자라는 이유로 솔직히 저보다 두배 세배 더 큰 금액을 들고 살고 있어도 종부세를 내고 살지는 않는 것 아니냐"고 했다.

청원인은 "젊어서 열심히 산 죄냐, 아니면 아이들한테 짐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해서 자립한 죄냐"며 "제 나이가 지금 젊어서 일이라도 할 수 있으면 벌어서 내면 또 억울하다는 생각은 덜 들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식당 허드렛일이라도 하고 싶어도 나이가 많다며 면접 자체를 거절당하는 나이가 됐는데 어디서 돈을 벌어서 이 세금 저 세금을 갖다가 바치냐"고 했다.

그러면서 "방법이 없지는 않더라. 우리 두 늙은이가 집 한채씩 나눠갖고 이혼을 하면 깨끗하게 해결되겠더라"고 했다. 청원인은 "국가가 행복하게 노년을 보장해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가정파탄을 야기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은 안해 보셨느냐"며 "일도 할 수 없는 나이이니 돈 나올데라고는 집세밖에 없으니 월세를 그만큼을 더 올릴 수 밖에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도 젊어서 방 한칸 남의집 셋방살이부터 시작해서 그 심정들을 너무나 잘 알기때문에 6년을 살아도 세를 올리지 않았고 처음 그가격에 살게 했지만 이제는 어쩔수가 없다"고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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